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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학다식 "통"

집 주변에 출몰하는 파리도 모기도 아닌 "기생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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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추워지면서 외부에서 유입되는 벌레들 때문에 놀라는 경우가 있습니다. 기후의 온난화로 겨울에는 보이지 않아야 하는 벌레들이 종종 출몰하곤 합니다. 먹이를 찾아서 아니면 월동을 위해 따뜻한 실내로 들어오거나 방충망에 많은 수가 붙어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집 주변에 자주 출몰하는 파리도 모기도 아닌 "기생벌"에 대해서 알아볼까 합니다.

 

놀라운 능력으로 해충 박멸에 많은 도움을  주는 기생벌들

 

기생벌은 어미벌의 산란으로 유충 상태를 숙주의 몸에서 보내는 벌을 말합니다. 다른 곤충의 알, 애벌레, 성충에 기생하여 번식합니다. 기생벌의 숙주는 곤충의 유충, 그 이외 각종 생물들 등이며, 기생당한 숙주는 양분을 빼앗기거나, 번데기가 되었을 때 속을 갉아먹혀 죽게 됩니다. 해충의 수를 조절할 수 있어 익충으로 간주됩니다. 일부는 기생 파리과와 함께 생물적 방제에 이용되기도 합니다.

 

기생하는 방식은 크게 속에서부터 숙주를 갉아먹는 내부 기생충과 밖에서부터 숙주의 양분을 빼앗는 외부 기생충 두 가지로 나뉩니다. 숙주의 몸 밖, 혹은 속에 안착한 알에서 유충이 나오면, 숙주의 조직을 먹고 자랍니다. 내부 기생충은 숙주의 체액도 먹을 수 있습니다. 이들 유충들이 번데기가 될 정도로 자랐을 때는 숙주가 거의 죽거나 이미 죽은 상태입니다. 종에 따라 번데기가 되는 곳이 다른데, 껍데기만 남은 숙주 안에서 되거나, 뚫고 나올 수도 있습니다.

 

좀벌상과(Chalcidoidea)

  • 무늬수중다리좀벌: '수중다리좀벌'은 곤충강 벌목의 한 과로, 몸이 크며, 다리의 앞마디가 보통 두 부분으로 갈라져 있습니다. 이 종은 몸길이가 약 6mm이며, 몸 색깔은 검은색입니다. 앞다리 넓적 마디 끝부분, 종아리마디 뒷면의 흑색 무늬를 제외하고는 황색이며 발마디도 황색입니다. 기생벌의 일종으로, 파리나 나방 나비 애벌레에 기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곤충은 전국에서 관찰되는 매우 흔한 종이며, 기생의 대상인 먹이들도 매우 흔하고 다양한 종류를 자랑합니다. 솔나방 (송충이), 자나방, 독나방의 번데기 및 다양한 종류의 파리 번데기에 기생하는데, 이렇다 보니 성충은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이런 특성 때문에 무늬수중다리좀벌은 천적곤충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 금좀벌: 국내 토종의 천적 기생벌로 파리 번데기에 기생벌을 산란하고, 기생벌 알은 파리 번데기에서 부화하여 파리 번데기를 먹고 자라며, 약 15~18일 내외로 번데기에서 천적 벌이 나옵니다.
  • 이 외에도 '총채, 씨살이, 꼬리, 깡충, 밑들이' 좀벌 종류가 있습니다.

호리벌상과(Evanioidea)

  • 벌레살이호리벌: 벌목 호리벌과의 곤충으로, 학명은 'Evania appendigaster’입니다. 원산지는 알려져 있지 않으나 아시아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종은 열대 및 아열대 지방 전역과 많은 온대 지역에 서식하며, 바퀴벌레 알에 전문적으로 기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몸길이는 10mm 내외이며, 앞날개 길이는 최대 7mm로 대형 호리벌 중 하나입니다. 이 벌은 바퀴벌레의 알 주머니에 알을 낳아서 유충이 바퀴벌레 알을 먹고 자라며, 바퀴벌레 퇴치에 유용할 것으로 여겨집니다. 성충이 되고 나서는 2-3주 정도 산다고 합니다.
  • 이 외에도 '곤봉호리벌' 종류가 있습니다.

혹벌상과(Cynipoidea)

  • 납작혹벌: 완전탈바꿈 (알-애벌레-번데기) 과정을 거쳐 어른벌레가 되는 곤충입니다. 이 벌은 다른 곤충의 애벌레에 기생하며, 주로 호도 송곳벌과 넓적다리 송곳벌 애벌레의 몸에 알을 낳습니다. 옆에서 보면 넓적한 몸통이지만 위에서 보면 납작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배처럼 보이는 몸통은 산란관을 보호하는 칼집이며, 알을 낳을 때는 스르륵 미끄러져 침을 드러냅니다. 산란관이 말총벌이나 맵시벌에 비해서 길지는 않지만 그래도 눈에 띄는 정도는 됩니다.
  • 이 외에도 '파리혹벌' 종류가 있습니다.

맵시벌상과(Ichneumonoidea)

  • 맵시벌: 고치벌과 와 더불어 다른 곤충에 번식을 위해 기생하는 기생벌들입니다. 맵시벌의 숙주는 사슴벌레, 하늘소 등 나무속에서 사는 곤충들의 유충으로, 기생당한 숙주는 유충에게 체내를 빼앗겨 껍질만 남게 됩니다. 종류에 따라서는 흑백알락나비, 왕오색나비, 호랑나비의 유충에 기생하기도 하는데, 나비의 애벌레가 번데기가 되면 안에서 어른벌레가 되어 번데기를 뚫고 나옵니다. 맵시벌과의 벌들은 몸이 길고 날씬한 게 특징이며, 기생 곤충에 알을 낳기 위해 발달한 산란관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 고치벌: 벌목 맵시벌상과에 속한 곤충으로, 나방의 유충, 나비의 유충, 꽃매미의 유충과 성충 등의 숙주에 기생하여 번식합니다. 이들은 숙주의 체액을 먹으면서 자라다, 숙주가 종령 애벌레나 어른벌레가 되면 몸밖에 나와서 고치를 만듭니다. 물론 체액을 빨린 숙주는 죽게 됩니다.

납작먹좀벌상과(Platygastroidea)

  • 검정알벌(큰검정알벌): 성충은 몸길이가 약 1.4~1.5mm 정도이며, 머리는 검은색으로 겹눈 사이에 검붉은 홑눈이 있다. 콩을 비롯한 콩과 작물과 단감, 유자와 같은 과수작물, 보리, 조, 기장, 수수와 같은 곡류작물 등에 피해를 주는 노린재류의 알에 기생해 부화하지 못하게 합니다. 기주로는 톱다리개미허리노린재, 호리허리노린재, 시골가시허리노린재, Cletus rusti-cus이 알려져 있습니다.
  • 이 외에도 '납작먹좀벌' 종류가 있습니다.

갈고리벌상과(Trigonaloidea)

  • 갈고리벌: 원시적인 작은 그룹에 속하는 벌이며, 유충은 대개 말벌 또는 나비목 유충에 기생합니다. 알은 매우 작으며, 식물의 잎에 낳아 놓으면 나비 유충이 먹이식물의 잎과 함께 먹게 되는데, 그 소화관 속에서 부화되어 숙주 곤충에 기생합니다. 맵시벌, 고치벌, 기생파리 등의 1차 기생체에 중복기생합니다. 말벌에 기생할 경우는 갈고리벌의 알을 먹은 나비목의 유충이 말벌의 먹이가 되고, 말벌이 먹은 것을 토해서 새끼에게 먹이는 습성에 의해 말벌의 유충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각종 1차 기생체에 중기생하므로 숙주가 되는 곤충이 익충일 경우에 갈고리벌은 유해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세계 75여 종이, 국내에는 2종이 있습니다.
기생벌은 해충의 애벌레나 번데기에 알을 낳아 그 해충을 먹이로 자라게 되는데, 이런 특성 때문에 생물학적 해충 방제에 활용될 수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기생벌을 활용한 생물학적 해충 방제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일본은 동물애호 관리법과 식품위생법 등을 통해 곤충산업을 지원하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연합(EU)도 미생물농약 제조법과 식물상과 동물상 관리법 등을 통해 곤충산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곤충산업이 점차 성장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를 보면, 기생벌을 활용한 생물학적 해충 방제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에도 불구하고, 기생벌을 이용한 해충 방제는 여전히 많은 도전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 해충에 효과적인 기생벌을 찾는 것, 기생벌의 대량 생산 방법, 기생벌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연구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기생벌을 활용한 생물학적 해충 방제의 전망은 기술의 발전과 연구의 진행에 크게 의존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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